사람·공간
‘죄인’이라는 말, 왜 나에게까지 하는 걸까요?
grace · 2026년 10월 25일
Christ and the Woman Taken in Adultery
Jacques Callot
Artist, French, 1592 - 1635
06. ‘죄인’이라는 말, 왜 나에게까지 하는 걸까요?
교회에서 처음 ‘죄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나는 사람을 죽인 적도 없고 큰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는데 왜 죄인이라고 하지?”
너무 자연스러운 질문입니다.
우리 일상에서 ‘죄’라는 말은 주로 법을 어긴 심각한 행동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죄는 조금 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나쁜 행동의 목록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본래의 방향에서 어긋나 있는 상태까지 포함합니다.
우리는 사랑해야 할 때 미워하기도 합니다.
솔직해야 할 순간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아픔을 알아도 모른 척 지나칠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비교하고 질투하며,
상대의 잘못은 오래 기억하면서 자신의 잘못에는 너그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간은 모두 끔찍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의 죄 이야기는 사람을 눌러놓기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픈 곳을 알아야 치료가 시작되듯,
어디에서 관계가 어긋났는지를 알아야 회복의 길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에는 사람들이 한 여인을 붙잡아 예수님 앞에 데려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잘못했다는 사실만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의 손에 든 돌부터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져라.”
한 사람의 잘못을 보면서 자신은 심판하는 자리에 서 있던 사람들도 결국 돌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 여인에게 다시 살아갈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 장면이 중요한 이유는 죄를 가볍게 여기기 때문이 아닙니다.
죄를 이야기하면서도 사람을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복음의 중심은
“너는 죄인이다.”
라는 문장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다음 문장이 더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너를 포기하지 않으신다.”
죄를 발견하는 것은 나 자신을 미워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내가 어디에서 어긋났는지를 보고 다시 사랑의 방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 ‘죄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자신에게 낙인을 찍는 말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성경은 특별히 나쁜 사람 몇 명만을 손가락질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용서가 필요하고, 다시 시작할 은혜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복음이 시작됩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은 말씀
로마서 3장 23~24절 · 요한복음 8장 1~11절 · 누가복음 18장 9~1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