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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공간

오늘을 견딘 당신에게

grace · 2026년 10월 2일

image.png오늘을 견딘 당신에게

오늘 특별한 일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침에 눈을 떴지만 한참 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손에 잡히지 않았고,
휴대폰을 바라보다 시간이 흘러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 하루 종일 혼자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루가 끝나갈 때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는 오늘 뭘 한 거지?’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살아가는데 왜 나만 이럴까?’
‘내일이라고 달라질까?’
하지만 모든 날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날은 한 걸음 내딛는 것보다
그 자리에 무너지지 않고 머물러 있는 일이 더 힘들 때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마음속에서는 하루 종일 수많은 생각과 싸우고 있을 수 있습니다.
괜찮은 척하는 일도 힘들고,
누군가의 연락에 답하는 것도 힘들고,
씻고 옷을 갈아입고 문밖으로 나가는 일조차 큰 용기가 필요한 날이 있습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성취에는 쉽게 박수를 보냅니다.
시험에 합격한 사람,
좋은 직장을 얻은 사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
무언가를 이루어 내는 사람을 보며 잘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 같은 나 자신이
점점 작아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삶에는
누군가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결과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있고,
멈추어 있는 시간도 있고,
길을 잃은 것 같은 시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역시 우리의 삶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스스로에게 조금 다른 질문을 해보면 어떨까요.
오늘 내가 해낸 가장 작은 일은 무엇인가요?
밥을 한 끼 먹은 것.
물을 한 잔 마신 것.
커튼을 열고 햇빛을 바라본 것.
잠깐 집 밖으로 나간 것.
오랫동안 미뤄 두었던 문자 한 통에 답한 것.
가족에게 화를 내고 싶었지만 한 번 참은 것.
씻고 옷을 갈아입은 것.
마음이 너무 힘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저 하루를 버텨 낸 것도 괜찮습니다.
아주 작은 일이어도 좋습니다.

그것은 오늘 당신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낸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시고.”
마태복음 12장 20절
하나님은 힘이 넘치고 무엇이든 잘해 내는 사람만 바라보시는 분이 아닙니다.
마음이 꺾인 사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사람,
다시 시작할 힘이 남아 있지 않은 사람에게도
하나님은 가까이 계십니다.

성경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
시편 34편 18절
우리는 때때로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먼저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정리되어야 하고,
기도도 잘해야 하고,
믿음도 좋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다 괜찮아진 뒤에야 찾아오시는 분이 아닙니다.
외로운 바로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 마음 곁에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오늘의 자신을 너무 심하게 다그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친구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 같아도 괜찮습니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어도 괜찮습니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느껴져도 괜찮습니다.
사람의 삶에는 속도가 서로 다른 시간이 있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빨리 달려가는 일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해결하지 못한 일은 내일 다시 생각해도 됩니다.
오늘 대답하지 못한 질문은 조금 더 오래 가지고 있어도 됩니다.
오늘의 나를 오늘 당장 완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혹시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내가 잘한 일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 말 하나만 마음에 담아 두십시오.
오늘도 여기까지 오느라 참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마음도,
혼자 견뎌야 했던 시간도
하나님은 알고 계십니다.
오늘은 그저 여기까지 와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이 오면
아주 작은 것 하나부터 다시 시작해 보십시오.
창문을 여는 것부터,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는 것부터,
누군가에게 “잘 지내?”라고 짧은 문자를 보내는 것부터.
아주 작은 시작이면 충분합니다.

당신의 삶은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