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로마에서 열린 거침없는 하나님 나라
사도행전 28:1~31 (현대인의 성경)
1 육지에 무사히 오른 후에야 우리는 그 곳이 몰타(멜리테)섬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2 토인들은 우리를 친절히 대해 주었으며 비를 맞고 추위에 떨고 있는 우리에게 불까지 피워 주었다.
3 그때 바울이 나무 한 아름을 불에 집어 넣자 그 속에 있던 독사가 뜨거워서 기어나와 그의 손에 달라 붙었다.
4 섬 사람들은 뱀이 바울의 손에 매달린 것을 보고 “이 사람은 틀림없이 살인자이다. 그가 바다에서는 간신히 살아 나왔으나 정의의 신이 절대로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하고 서로 말하였다.
5 그러나 바울은 그 뱀을 불 속에 떨어 버리고 전혀 해를 받지 않았다.
6 그들은 바울이 곧 부어오르거나 갑자기 쓰러져 죽을 줄로 알았는데 오래 기다려도 아무렇지 않자 생각을 돌려 바울을 신이라고 하였다.
7 그 근처에는 그 섬의 추장 보블리오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가 있었다. 그 추장은 우리를 따뜻이 맞아 주고 3일 동안이나 정성껏 대접해 주었다.
8 그때 추장의 아버지가 열병과 이질에 걸려 앓고 있어서 바울이 들어가 기도하고 손을 얹어 낫게 해 주었다.
9 그러자 그 섬의 다른 병자들도 이 소식을 듣고 와서 고침을 받았다.
10 그들은 여러 가지로 우리를 깍듯이 대접해 주고 떠날 때는 필요한 물건까지 배에 실어 주었다.
11 석 달 후에 우리는 그 섬에서 겨울을 지낸 알렉산드리아의 디오스구로호를 타고 떠나
12 시라쿠사에 배를 대고 거기서 3일을 머물렀다.
13 우리는 다시 레기온으로 가서 하루를 지낸 후 때마침 불어오는 남풍을 타고 이틀 후에 보디올에 닿았다.
14 우리는 거기서 몇몇 신자들을 만나 그들의 초대를 받고 일 주일을 그들과 함께 지낸 후 로마에 도착하였다.
15 그 곳 신자들이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피오 광장과 트레스 타베르네까지 마중 나오자 바울은 그들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용기를 얻었다.
16 우리가 로마에 들어가자 바울은 경비병 한 사람과 함께 민가에 따로 머물러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17 사흘 후 바울은 그 곳에 사는 유대인 지도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형제 여러분, 나는 우리 민족에 대해서나 조상의 풍속에 대해서 전혀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예루살렘에서 죄인으로 체포되어 로마인들에게 넘겨졌습니다.
18 로마인들은 나를 심문해 보고 죽일 만한 죄가 없으므로 놓아 주려고 하였으나
19 유대인들이 반대했기 때문에 나는 하는 수 없이 로마 황제에게 상소하였습니다. 그렇다고 내 민족을 고소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20 나는 여러분을 만나 함께 이야기하려고 여러분을 불렀습니다. 내가 이렇게 쇠사슬에 묶인 것은 이스라엘의 희망 때문입니다.”
21 그러자 그들은 바울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유대로부터 당신에 관한 편지를 받은 적도 없고 여기 온 형제들 중에서도 당신에 대해 나쁘게 평하거나 말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22 그런데 우리가 알기에는 당신의 종파가 어디서나 배척을 당하고 있다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 보고 싶습니다.”
23 그러고서 바울과 날짜를 정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숙소로 찾아왔다. 그래서 바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설명하며 증거하고 모세의 율법과 예언자들의 글을 가지고 예수님에 관해 그들을 설득시키려고 하였다.
24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바울의 말을 믿었으나 어떤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25 그들이 서로 의견이 엇갈린 채 떠나려 하자 바울이 한마디 덧붙였다. “성령님이 예언자 이사야를 통해 여러분의 조상에게 다음과 같이 잘 말했습니다.
26 ‘너는 이 백성에게 가서 그들은 계속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계속 보아도 알지 못한다고 말하라.
27 이 백성은 마음이 둔해졌고 귀는 먹었으며 눈까지 멀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아와서 나에게 고침을 받을지도 모른다.’
28 “그러므로 여러분은 하나님이 주신 구원이 이방인들에게 돌아갔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그들은 이 구원의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29 (바울이 이 말을 한 후에 유대인들은 서로 격렬한 논쟁을 하다가 돌아갔다.)
30 바울은 만 2년 동안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따뜻하게 맞아들여
31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담대하게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가르쳤다.
오늘 우리는 신약성경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웅장한 역사서인 사도행전의 마지막 장, 28장 앞에 섰습니다. ‘누가’가 기록한 사도행전은 주후 30년경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 그리고 마가다락방의 성령 강림 사건으로 시작하여 주후 60년대 초반 바울이 로마에 입성하기까지, 무려 30여년(30-33년)이 넘는 초기 기독교 복음 사역의 거대한 궤적을 담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의 흐름을 가만히 살펴 보십시오.
전반부(1~12장)는 사도 베드로를 중심으로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 땅에 유대인들을 향한 복음의 기초가 놓이는 역사입니다. 그러나 중반부와 후반부(13~28장)로 넘어가면서 성령의 역사는 사도 바울을 영적 기관차로 세우사 당시 소아시아와 현재 그리이스 전역을 넘어, 마침내 당시 '세계의 심장부이자 땅끝'이라 불리던 '로마 제국'을 향해 거침없이 전진합니다. 유대라는 좁은 민족적 울타리를 깨뜨리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던 로마 제국을 통해 복음이 온 천하 만방과 이방인들에게 폭발적으로 퍼져나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거대한 세계 구원 프로젝트가 작동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 1절은 바로 그 장엄한 로마 입성 직전의 사건을 비추어 줍니다. "육지에 무사히 오른 후에야 우리는 그 곳이 몰타(멜리데)섬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시작합니다. 유라굴로 광풍 속에서 14일간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표류했던 276명은, 배가 좌초되어 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사람의 생명도 잃지 않고 마침내 몰타 섬에 무사히 발을 디디게 됩니다. 우리의 눈에는 표류였으나 하나님의 눈에는 정확한 항해였습니다. 오늘 몰타 섬에서 베풀어진 치유와 기적, 그리고 마침내 입성한 로마의 셋집 연금 상태에서 거침없이 하나님 나라를 선포했던 바울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삶의 고난 배후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신비로운 보호와 섭리를 발견하고 새 힘을 얻는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
1. 몰타 섬에 임한 하나님의 영광 (2-10)
배가 깨어져 비를 맞고 추위에 떨며 상륙한 조난자들에게 몰타 섬의 원주민(토인)들은 특별한 친절을 베풀어 불을 피워 줍니다(2절). 그때 바울은 사도이자 영적 지도자임에도 가만히 앉아 대접만 받지 않습니다. Tent maker로 솔선수범하여 땔나무 한 아름을 주워 모닥불에 넣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나무 속에 숨어 있던 맹독성 독사가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튀어나와 바울의 손에 단단히 달라 붙습니다(3절) 이 광경을 본 섬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합니다. 3, 4절을 보십시오.
3 그때 바울이 나무 한 아름을 불에 집어 넣자 그 속에 있던 독사가 뜨거워서 기어나와 그의 손에 달라 붙었다.
4 섬 사람들은 뱀이 바울의 손에 매달린 것을 보고 “이 사람은 틀림없이 살인자이다. 그가 바다에서는 간신히 살아 나왔으나 정의의 신이 절대로 살려 두지 않을 것이다” 하고 서로 말하였다.
세상의 눈과 이방의 가치관은 언제나 인과응보의 논리에 갇혀 있습니다. 고난을 당하면 죄인이라 정죄하고, 풍랑을 만나면 실패자라 손가락질합니다. 그러나 5-6절을 보십시오.
5 그러나 바울은 그 뱀을 불 속에 떨어 버리고 전혀 해를 받지 않았다.
6 그들은 바울이 곧 부어오르거나 갑자기 쓰러져 죽을 줄로 알았는데 오래 기다려도 아무렇지 않자 생각을 돌려 바울을 신이라고 하였다.
바울은 당황하지 않고 그 독사를 불 속에 툭 떨어버립니다. 그의 몸은 붓지도 않고 아무런 해도 입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마가복음 16장 18절에서 약속하셨던 "뱀을 집어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리라" 하신 임마누엘의 약속이 그대로 성취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 섬의 최고 유지이자 추장인 보블리오의 부친이 급성 열병과 이질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바울이 들어가 기도하고 안수하여 깨끗하게 고쳐줍니다(8절). 소문이 퍼지자 섬의 온갖 병자들이 몰려와 고침을 받습니다. 원주민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바울 일행이 떠날 때 석 달 동안 쓸 모든 물품과 양식을 배에 넘치도록 실어줍니다(9-10절). 몰타는 바울에게 실패하여 불시착한 조난의 장소가 아닙니다. 그곳은 '하나님의 치유와 복음의 권능이 원주민들의 심령을 강타한 거룩한 선교의 전초기지'가 됩니다.
브루스 올슨(Bruce Olson, 1944~ ) 선교사는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출신입니다. 그는 16세에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19세인 1961년에 선교단체의 후원이나 보장도 없이 단돈 70달러만 쥐고 남아메리카의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국경 지대의 아마존 정글로 들어가 부족들을 말씀으로 섬깁니다. 올슨 선교사는 정글 부족민들과 함께 '리오 데 오로(Rio de Oro)' 강 인근 정글을 지나던 중, 중남미에서 가장 위험한 맹독사인 부시마스터 (Bushmaster)에게 물립니다. 부시마스터 독사는 신경독과 혈액독을 동시에 지녀 물리면 몇 분 안에 극심한 내출혈과 괴사로 사망하는 치명적인 뱀이라고 합니다. 정글 한복판에서 부족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올슨은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자 놀랍게도 독이 체내에 퍼지지 않고 아무런 신체적 고통이나 이상 반응 없이 완전 멀쩡하게 회복됩니다. 사도행전 28장의 바울처럼 그의 몸에 독이 퍼지지 않게 막으신 것입니다. 그 기적을 목격한 원주민 부족 전체가 주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사명을 가진 자는 하나님께서 친히 그를 보호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 겪는 뜻밖의 좌초와 시련과 불시착의 현장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이해되지 않고 왜 우리 가정에,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은데, 불신자들도 잘만 사는 것처럼 보이는데 하는 깊은 회의에 빠질 수가 있습니다. 사탄은 독사처럼 달라붙어 우리를 낙심시키고 정죄하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으로 독사를 털어버리고, 하나님의 프로젝트를 인내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겪는 그 고난의 자리를 도리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드러내는 영광의 무대로 바꾸어 주실 것을 신뢰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2. 쇠사슬 속에서 누리는 자유로운 선교 (11-20)
몰타 섬에서 겨울 석 달을 지낸 바울 일행은 마침내 알렉산드리아(출발지지명=선사) 소속의 ‘디오스구로호’를 타고 시라쿠사(수라구사)와 보디올을 거쳐 로마를 향해 전진합니다(11-14절). 바울이 로마로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로마에 있던 성도들이 로마 시내에서 무려 60km 이상 떨어진 '아피오 광장'과 40km 떨어진 '트레스 타베르네(삼관(三館)=세주막)'까지 단걸음에 달려와 바울을 마중 나옵니다(15절).
죄수의 쇠사슬을 차고 터덜터덜 걸어오던 노사도 바울은, 자신을 맞이하러 먼 길을 달려온 형제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위로를 받습니다. 성경은 기록합니다.(15절)
“바울은 그들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로마에 들어갔을 때, 하나님은 또 한 번 정교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16절입니다.
"우리가 로마에 들어가자 바울은 경비병 한 사람과 함께 민가에 따로 머물러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바울은 축축하고 어두운 지하 감옥에 갇힌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세를 낸 민가(셋집)에 머물며 경비병 한 사람의 감시 아래 비교적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가택 연금'의 은혜를 입습니다. 사흘 후 바울은 유대인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자신의 결박에 대해 명쾌하게 증언합니다. 20절을 보십시오.
"내가 이렇게 쇠사슬에 묶인 것은 이스라엘의 희망(메시아 예수 그리스도) 때문입니다."
바울의 손에 채워진 쇠사슬은 부끄러운 죄수의 사슬이 아닙니다. 그것은 온 인류의 희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 자랑스럽게 걸머진 '거룩한 훈장'입니다. 로마 제국은 바울을 묶어두기 위해 황실 근위대 군인을 24시간 교대로 바울의 곁에 쇠사슬로 연결해 지킵니다. 그러나 영적으로 보면 어떠합니까? 바울이 묶인 것이 아니라, 황실의 최정예 군인들이 꼼짝없이 바울 곁에 묶여 매일 24시간 바울이 전하는 복음과 기도를 듣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된 것입니다. 이런 것이 하나님 역사입니다.
훗날 바울은 옥중서신인 빌립보서 1장 12-13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의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 이러므로 나의 매임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시위대 안과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으니." 바울의 옥중서신인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4권은 이때 로마에서 기록됩니다.
이처럼 불의한 권력에 의해 육신이 결박당하고 갇힌 상황 속에서도, 그 고난을 도리어 만방으로 복음이 뻗어나가는 위대한 도구로 승화시킨 개혁자가 있습니다. 바로 16세기 영국의 종교개혁자이자 성경 번역가인 윌리엄 틴데일(William Tyndale, 1494~1536)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중세 교회와 교황청은 일반 성도들이 모국어로 성경을 읽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습니다. 라틴어 성경만을 고집하며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는 자를 사형에 처하는 악법을 유지합니다. 틴데일은 "밭을 가는 평범한 소년도 교황보다 성경을 더 잘 알게 만들겠다"는 사명을 품고 유럽 대륙으로 피신하여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문에서 최초로 영문 신약성경을 번역합니다.
그러나 1535년, 그는 친구의 배신으로 체포되어 벨기에 브뤼셀 근교의 차갑고 축축한 빌보르데(Vilvoorde) 성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사형 선고를 앞둔 그 캄캄한 감옥 속에서, 틴데일은 바울처럼 감옥 책임자에게 편지를 씁니다.
"내게 따뜻한 모자와 외투를 주십시오. 밤마다 너무나 춥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촛불과 히브리어 성경, 사전들을 가져다 주십시오. 내가 죽기 전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번역하는 사역을 멈출 수 없습니다."
틴데일은 감옥에 갇혀 손발이 묶인 채로도 구약성경 번역 작업을 끝까지 밀고 나갔으며, 그를 지키던 감옥의 간수와 그의 딸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들을 회심시킵니다. 1536년 10월, 마침내 화형대의 기둥에 묶여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 틴데일은 큰 소리로 하늘을 향해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주여, 영국의 왕의 눈을 열어주소서. (Lord, open the King of England's eyes)"
하나님은 사명자의 이 결박과 기도를 결코 땅에 떨어뜨리지 않으셨습니다. 틴데일이 순교한 지 불과 3년 만에, 헨리 8세 왕은 마음을 돌려 영국의 모든 교회에 영어 성경을 비치하도록 명령합니다. 틴데일이 옥중에서 목숨 걸고 번역한 그 성경은 훗날 전 세계 성경 언어의 표준이 된 '킹제임스 성경(KJV)'의 무려 80% 이상의 모태가 됩니다. 결박된 죄수의 몸으로 번역했던 그 말씀이, 대영제국을 거쳐 전 세계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나가는 복음의 핵폭탄이 된 것입니다.
3. 거침없이 전파되는 하나님 나라 (21-31)
로마에 모인 유대인 지도자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울의 셋집에 모여 모세의 율법과 예언자들의 글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습니다(23절). 그러나 결과는 나뉩니다. 복음을 믿는 자들도 있었으나, 완악하게 마음의 문을 닫고 믿지 않으려는 유대인들이 여전히 많습니다(24절). 떠나려는 그들을 향해 바울은 구약 이사야 6장 9-10의 말씀을 인용하며 엄중하게 선언합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 10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하건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 하시기로”
너희 조상들이 계속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아도 알지 못하였도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하나님이 주신 구원이 이제 이방인들에게 돌아갔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그들은 이 구원의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구속사의 거대한 전환점입니다. 혈통적 유대인들이 복음을 거부할 때, 하나님의 은혜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바울을 통해 로마라는 세계의 관문을 거쳐 온 열방과 이방인들에게로 도도한 강물처럼 흘러 들어 갑니다. 선교역사를 보면 중국에는 7세기 당나라 때(635년) 경교(景敎)라는 이름으로 네스토리우스파라는 이단 기독교가 처음 전래됩니다. 일본에는 임진왜란 이전에 천주교가 이미 들어갑니다. 조선에는 18세기 후반 서학으로 천주교가 들어옵니다. 1832년 개신교는 독일인 선교사 칼 귀츨라프가 처음 방문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복음은 다양한 패턴으로 이방으로 계속 흘러가 세상 끝까지 전파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도행전은 30-31절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장엄한 마침표를 찍습니다.(30-31)
"바울은 만 2년 동안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따뜻하게 맞아들여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담대하게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가르쳤다."
31절의 마지막 헬라어 단어는 바로 '아콜뤼토스(akolytos)',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Unhindered), 거침없이'라는 단어입니다. 비록 바울의 몸은 쇠사슬에 묶여 셋집에 갇혀 있었지만, 그가 선포하는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로마 제국의 칼날도, 어떤 감옥의 쇠창살도 막지 못하고 '거침없이' 세계를 향해 뻗어나간 것입니다.
이것으로 사도행전 28장은 끝이 나지만, 성령의 역사는 끝나지 않습니다. 사도행전은 28장 마침표(Period)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들을 통해 계속해서 써 내려가는 열린 결말인 사도행전 29장으로 연속됩니다.
오늘 본문은 30여년간 숨 가쁘게 달려온 복음의 대장정이, 몰타 섬의 독사를 이겨내고 로마의 심장부 한복판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는 장면으로 사도 바울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주님의 품으로 인도하십니다.
우리 삶에 닥친 불시착(몰타 섬)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원치 않는 질병, 사업상의 위기, 인생의 풍랑으로 낯선 섬에 떨어진 것 같을지라도 우리는 낙심하지 않아야 합니다. 독사를 털어버리고 묵묵히 주님의 뜻을 행할 때, 그곳은 원주민을 치유하고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듯이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축복의 통로로 사용하실 것입니다.
우리 손에 채워진 쇠사슬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일터에서 땀 흘리는 텐트 메이커로서, 때로는 자유가 제한되고 불합리한 현실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틴데일의 옥중 번역이 세계를 깨웠고 바울의 셋집이 로마 제국을 복음화시켰듯이, 우리들의 우직한 인내와 기도는 우리의 환경을 세상을 통해 변화시키는 강력한 복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에서 복음을 증거해야 합니다. 세상은 점점 어두워지고, 타락하고,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불의한 사상들이 교회와 우리를 옥죄려 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 나라는 결코 묶이지 않습니다.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담대히 선포해야 합니다. 이번 한 주간,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우리 가정과 기업, 그리고 비즈니스 현장이 바로 '바울의 셋집'임을 우리 심령에 조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병마 앞에, 세상 앞에 주눅 들지 않고, 현재의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거침없이 하나님 나라의 승리를 선포하는 신실한 우리 텐트 메이커들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가장 귀한 것은 가장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물, 공기가 대표적인 것입니다. 마르틴 루터가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자 당시 권력층인 로마 교황청은 이를 말살하려고 발악합니다. 윌리엄 틴데일이 성경을 라틴어에서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영어로 번역하자 당시 영국 국교는 역시 사형이라는 극형으로 다스립니다. 왜 이들은 그렇게 발악을 할까요? 그들은 아주 정말 악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주관도 교황청이나 국교가 주관한다는 극히 이기적인 발상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유니 권리니 뭐니 꼼짝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현 우리시대 생명의 말씀인 복음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귀한 줄 모릅니다. 북한, 중국, 전체주의, 공산권을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우리에게는 하나님께, 주님께 언제든지 마음껏 기도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돌아보는 한주간 되시기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뜻하지 않은 인생의 몰타 섬에 떨어졌을 때 원망하지 않게 하시고, 내게 달라붙은 원수의 독사를 털어버리며 그곳을 영혼을 살리는 치유의 현장으로 바꾸게 하옵소서. 바울의 매임이 도리어 로마 황실을 복음화시키는 도구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의 제한된 환경과 고난 속에서도 낙심치 않고 틴데일처럼 오직 진리의 말씀을 붙들게 하옵소서. 세상의 권세와 법이 복음을 막아서려 할지라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거침없이 전진하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 되게 하사, 우리의 일터와 삶의 현장에서 사도행전 29장의 역사를 힘있게 써 내려가게 하옵소서.